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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현장 만들기

Safety | 2011. 9. 20. 21:51 | Posted by 스마트 안전보건

우리 사업장 화학물질, 안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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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 10년 동안 사진인쇄용 기계인 그라비아 인쇄기를 주로 제조하는 경기도의 한 기계공업회사에서 도장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표면의 기름때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 물질이 시너였다. 이 시너에는 톨루엔이 70% 정도 함유되어 있었다. 김씨가 일하던 도장작업현장은 환기장치는 설치되어 있었지만, 가동되지 않는 상태였다. 작업을 할 때에는 방독마스크가 아닌 일회용 유기용제 마스크를 사용했다. 보호 장갑과 보호의도 착용하지 않았다. 톨루엔이 그대로 김씨의 호흡기와 피부로 흡수됐다.

자신이 다루는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지 생각지도 못한 채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유해 물질에 노출된 것이다. 결국 그는 도장작업을 한 지 10년째 되던 해 정신기능장해와 보행장애, 기억장애, 언어장애 등의 증상을 보였고, 소뇌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에 특별한 질병이 없었던 김씨의 뇌손상은 10년간 도장 작업을 하면서 노출된 톨루엔이 원인이었다.

유해 여부 모른 채 장기간 노출

위 사례처럼 인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도 모른 채 화학물질을 사용하다가 피해를 입는 근로자들이 많다. 지난해 업무 중 유해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 및 질식사고는 모두 462건으로 전년도(423건)에 비해 6.5% 늘어났다. 이 중 사망자는 37명으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문제는 많은 근로자들이 자각증상도 없이 유해 화학물질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20~30년쯤 지나 건강상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단일물질로 노출되는 경우보다는 다른 화학물질과 함께 노출되거나 노출환경이 달라져서 독성이 변화하는 경우도 매우 빈번하다.

화학물질의 관리를 어렵게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화학물질의 독성 자료와 물리화학적 특성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10만종에 달하고, 국내 일터에서 사용됐거나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은 4만 3000종에 이른다. 그 중 6,000종에 대해서만 유해성 평가가 이뤄질 뿐 나머지 85%(3만7000종)에 대해선 정확한 유해성 평가없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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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재해 여름철에 집중

화학물질 취급자는 여름철에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유기용제의 증발이 많아 공기 중의 농도가 짙고, 체온이 올라가면서 호흡량이 증가하므로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유해물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더워서 짧은 소매의 옷을 입고 작업하므로 피부 노출면이 커져 피부로 흡수되는 양도 증가한다. 때문에 피부로 잘 흡수되는 물질을 취급할 때는 덥더라도 반드시 피부 보호장갑을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 한다. 일반 에어컨을 켜고 작업하는 작업장에서는 유기용제가 외부로 배출되지않고 내부에서 순환하기 때문에 환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최근 고양시 이마트 기계실에서 냉방기 점검 작업을 하다 근로자 4명이 숨진 사고의 원인은 작업 전 유해 화학물질 및 산소 농도를 측정하지 않은 점과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이유라 볼 수있다.

물질안전보건자료 갖추고 개인보호구착용 철저히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방법은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제거하거나 독성이 낮은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다. 또 화학물질의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최소화하여 취급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화학물질마다 유해성 정도를 분석해 놓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사업주나 근로자들도 어떤 독성이 있는지 사용할 때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화학물질 누출을 막기 위해 뚜껑을 닫고 국소배기장치등 환기시설을 잘 가동하는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업 시작 전 유해 화학물질 및 산소농도를 반드시 측정하여 안전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하며, 근로자는 전신보호의, 방독면, 보호장갑 등 보호구 착용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1년에 한 번 또는 두 번씩의 특수 건강검진도 권유한다. 유해물질을 다루는 직업은 언제 어떤 질병에 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9년부터 직업병이 발생했거나 노출위험이 큰, 트리클로로에틸렌(TCE) 등 10대 급성중독물질에 대해 제조공정부터 관리를 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과 함께 사업주는 유해한 화학물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대체물질을 찾아 현장에 적용해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 근로자들 역시 자신이 취급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보호장구 착용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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