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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히말라야 여행기

스마트 안전보건 2009. 7. 30. 08:48

2009년 7월 4일부터 12일 간 세계의 지붕이자 가장 오지인 은둔의 땅,  티벳과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2008년도에 실크로드 천산남로를 거쳐 파미르고원까지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해외여행은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지역 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오지 여행을 더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오지여행은 너무 힘이 들어 이번의 티벳과 히말라야 여행으로 일단 마무리 하련다.

티벳 하면 우선 달라이라마와 포탈라 궁,  그리고 푸른 하늘 아래 하얀 설산과 푸는 초원이 떠오르며,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은 지역이었다.  그런데 2008년도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한 티벳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치적으로 불안한 지역으로,  중국 당국에서 수시로 외국인의 여행을 통제하는 곳인데, (중국비자 외에 별도의 여행허가서가 있어야 여행이 가능함) 이번에 그 현장을 확인하고 왔다.  신강 위구르 자치구와 마찬가지로  티벳은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결코 중국이 아닌데,  1949년 모택동 공산당이 강제로 합병한 곳이다.  이 과정에서 백만이 넘는 무고한 티벳 사람들이 희생당한 아픔을 아직까지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바,  힘이 없는 약소민족의 설움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지만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여행의 시작은 북경에서 출발하여  티벳 라싸까지 48시간 달리는 칭창열차로 하였다

이번 여행과 지난번 인도 네팔 여행을 통하여,  북경에서 중국 대륙과 인도 대륙을 횡단 한 셈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었으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도 중국과 네팔 쪽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으며,  최고 5248 미터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높이가 5360 미터임) 까지, 그것도 색소폰을 메고 올라가 나팔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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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행 열차는 북경 서역에서 하루 한차례  밤 9시 30분에 출발하며  48시간이 소요된다.  열차는 20량으로  특실(4인실) 침대 2량, 일반실 (6인실) 침대 4량, 나머지는 모두 앉아서 가는 열차로,  침대 4인실은 몇 개월 전에 예약해도 구하기 힘들어  침대 6인실을 이용하였으며,  요금은 한국 돈으로 약 20만원 정도 든다.

북경 서역을 떠난 열차는 하북성, 산서성을 지나 섬서성 서안 및 감숙성 난조우, 그리고 청해성 서녕 및 거얼무 등 단 4곳에서만 정차하는 초특급열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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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칭창열차는 청해성의 거얼무에서 티벳 라싸까지 1142 키로를 연결하는 것으로  평균고도 4000미터 이상으로 높아 하늘길을 달린다고 하늘열차라 불리운다.  북경에서 출발하여 다음 날  눈뜨면 역사도시 서안이고,  또 그 다음 날 눈뜨면  청해성과   티벳의 경계인 곤륜산맥을 넘어 티벳 땅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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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눈 덮인 곤륜산의 일출 광경. 

 

곤륜산은 서유기는 물론 무협지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산으로  6022 미터의 높이로 산정에는 항상 눈이 덮여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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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곤륜산에 이르면 아름다움에 눈물이 마를 줄 모르고, 당고라산에 이르면 손으로 하늘을 잡을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다.

양자강이 시작되는 곳으로  강 너머 설산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나 아름답다 EMB00000a800014

티벳땅의 산과 들. 무엇보다 높고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산에 보이는 하얀 것은 눈이 아니고 소금이 석출된 것으로, 티벳 지역이 먼 과거에 바다였는데 융기하여 산이 된 것이다.  산 아래 푸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골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18홀 아니 180홀, 1800홀이라도 원 없이 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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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162 미터의 당고라 산의 설경으로  바로 옆으로 기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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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라 궁에서 바라다 본 라싸 시가지의 모습.

300만 티벳의 인구의 90%는 장족(티벳족)이지만 중국 당국의 의도적인 티벳의 중국화 정책에 따라서 정치 경제의 주도권은 이곳에 이주한 한족에게 있다.  따라서 인구 20만의 라싸는 여느 중국의 도시와 크게 다를 바 없어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티벳은 아직도 계엄령 상태이며 라싸 시내 곳곳에 무장군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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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의 상징 포탈라 궁의 위용.

달라이라마의 궁전으로 1645년부터 50년간 돌산에 건설되었으며, 건물의 높이 115미터, 동서 360, 남북 300미터의 웅장한 건물로서 종교기관인 가운데의 홍궁과 행정기관인 백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부 관람이 가능하나 사진 촬영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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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색소폰을 빼놓을 수 없지.  포탈라 궁전 앞의 공원 호숫가에서 한 곡 읊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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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의 여름 궁전인 노블링카 궁에서.

마침 소풍 나온 티벳 어린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천진스럽다.  그런데 이들이 티벳의 비참한 역사를 알아내고 자기들 앞에 놓인 티벳의 미래를 알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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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의 최대 불교사원인 두레풍 사원.

한때 승려가 2만명이나 있었다고 하며 문화혁명 당시 강제 해산되었으며 현재 200명 정도 있음.  겉에서 보기엔 절이라보다 아파트 같으나 대웅전에 15미터의 미륵불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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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에서 가장 성스러운 라싸 시내의 조캉 사원과 바코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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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 사원 입구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티벳 사람들.

저들은 무슨 소원을 저리도 진지하게 빌고 있는 것일까?  티벳 전역에서 오체투지 하면서 이곳 조캉 사원에 도착하기 위한 성지순례가 지금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캉 사원 내부는 미로와 같이 어둡고 구불구불한 길로 이루어져 있고 회랑의 벽면에는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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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 교외의 수장터에서.

티벳 사람들은 조장과 마찬가지로 죽은 사람을 잘게 토막내어 강가에 뿌리면 물고기가 시체를 먹어치움.  따라서 그들은 절대로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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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에서 장체로 가는 도중 해발 4820 미터인 고개를 지나는데, 발 아래 티벳 4대 성스러운 호수 중의 하나인 암드록쵸 호수와 멀리 설산의 장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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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250 미터의 암드록쵸 호수에 발을 담그고 색소폰을 불다.  암드록쵸 호수는 짙푸른 물빛으로 인하여 터키석의 호수라고 불리며, 호수 모양도 전갈의 형태로 정말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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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체로 가는 길목에 해발 5050 미터의 고개의 빙하지대를 지나는데,  티벳 마을과 휴게소가 있어  나팔을 꺼내어 노래 부르니,  동네 어른들 아이들 할 것 없이 다 모여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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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보는 우렁찬 나팔소리에 모두들 신기해 하며  한번씩 불어보자고 난리들이다.  5000 미터에서도 폐활량에 이상 없음이 증명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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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과 그 너머 달나라 풍경 같은  파노라마.

티벳에서 몇 개 안되는 평지에는 주로 유채꽃을 재배하며, 7월은 유채꽃이 만개하는 시기로 온 들판이 노란색 물결로 장관을 이루며, 제주도와는 비교가 안되며 평생 볼 유채꽃을 여기서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장체를 대표하는 팔코르 최대 사원으로 티벳의 모든 불교종파에 의해 범교파적으로 관리하는 사원임. 이 사원의 핵심은 높이 37 미터의 9층 백탑인 쿰붐으로  이 탑에는 108개의 작은 방과 부처, 그리고 벽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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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제2의 도시 시가체의 타시룬포 사원의 전경.

현재 850명의 승려가 있어 승려 수로 볼 때 티벳에서 가장 큰 사찰로,  세계에서 제일 큰 26미터의 금동미륵좌상이 모셔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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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체에서 히말라야 기슭의 팅그리로 넘어가는 도중의 해발 5248 미터 고지에서.

이 고지에도 야크를 키우는 티벳 사람들이 있는데, 그 몰골이란 한마디로 두발 달린 야크 같다고 할까  사는 모습이 보기에도 너무 비참하고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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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쪽에서 바라다 본 세계 최고봉 8848 미터의 에베레스트 산 전경.

계절이 우기인데도 마침 날씨가 좋아 산 정상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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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옛날 차마고도의 길을 따라 네팔과의 국경무역도시 장무에 도착함.

전날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여 도로가 끊겨서 4키로를 걸어서 네팔 국경까지 가다,

강을 경계로 중국과 네팔이 갈라지며, 강 위에 우정의 다리가 놓여져 있다.  강물은 회색빛으로 급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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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히말라야의 장관

네팔 카트만두에서의 일정은 생략하겠다.

혹시 기회가 생긴다면 (당장 2010 년이라도) 다음번에는 스페인 산티아고의 순례자 길에 도전하고 싶다.  프랑스 남부 피레네 산맥에서 스페인의 북서쪽 끄트머리 산티아고 까지 900 키로의 길을 약 40일 간 순전히 도보로 행군하는 것인데,  굳이 카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인생이 무엇인지를 반추하여 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길이다. 

2008년인가 이미 퇴직하신 건설의 김정국 국장께서도 도전하셨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색소폰을 메고 그 길을 다녀간 사람은 없다고 한다.  워낙 장거리에 한달 이상을 행군하는 것인지라  일단 짐이 가벼워야 하는데 색소폰에 앰프까지 들고 가려면,  우선 짐을 꾸리는 방법부터 연구하여야 하겠다.

그리고 성지순례인지라 비록 나 자신이 불교도이지만,  성가 또는 찬송가도 최소한 10여곡은 준비를 할 생각이다. (나머지는 고향무정, 섬마을선생님, 나그네설움 같은 우리 전통가요와 팝송 등으로 매일 행군과 동시에  두 세 시간정도 색소폰 연주 할 생각임)

20 키로 내지 30 키로 마다 도미터리 형태의 저렴한 숙소가 있어, 하루비용은 20 유로 정도면 된다고 하는데,  색소폰만 들고 가면 현지에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어 유럽까지 왕복 비행기표만 있으면 되리라 생각한다.

2007년도에 약 보름동안 연차휴가 등을 사용하여 유럽 각지 (알프스 몽블랑 산정, 프라하, 아테네, 에게 해 산토리니섬, 밀라노, 런던, 에딘버러 등지)에 색소폰 거리 연주여행을 갔다 온 경험이 있어  거리공연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글/사진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유철진 국장